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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카츠마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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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목 신무창전 - 5. 전투, 한걸음 앞으로 (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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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. 전투, 한 걸음 앞으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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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환의 예도 있었기 때문에 싸울아비들은 함부로 달려나가지 않았다. 본채의 널따란 뜰 안에서 집결하면서 사방에서 올 수 있는 습격들에 심신의 감각을 끌어올려 대비중이었다. 그 가운데 창해 일행이 나타났다. 진수도 사미를 피신시키고 어느새 시운의 곁에 서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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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다들 충분히 대비하라. 놈들은 충분한 준비를 끝내고 들어올 것이다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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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운은 호흡과 기맥들을 조절했다. 이제껏 할아버지와 함께 단련해온 수많은 훈련들이 제대로 빛을 발할 때가 온 것이었다. 시운은 자신이 입은 택티컬 베스트를 점검하고 자신의 옆에 차고 있는 베레타까지 확인한 후 조용히 자신의 검을 뽑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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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시운은 자신의 힘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해 볼 기회가 없었다. 막연히 힘을 조절하는 법만을 알 뿐, 한계상황까지 자신을 밀어붙여 볼 때가 드물었다. 물론 바름가문의 조영과 대적할 때는 어느 정도 공력을 끌어올리긴 했지만, 그 장소나 상황이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려볼 정도는 되지 않았었다. 하지만 이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. 더더군다나 본채가 전쟁터가 되었다. 어떤 이목도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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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정도였을까. 어둠 속에서 본채의 뜰에 밝혀진 횃불에 비쳐 일렁거리는 그림자들 사이로 강한 긴장의 기운이 유지되고 있었던 건. 그것을 깨는 일단의 공격이 먼저 다가왔다. 몇 개의 표창이 횃불들을 노리면서 날아왔다.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횃불들은 다 하나 둘씩 꺼져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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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싸울아비들은 동요하지 않았다. 이미 밝은 달빛이 하늘에 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, 어차피 표창들이 자신들을 노리지 않는다는 것쯤을 벌써 간파했기 때문이다. 싸울아비들은 그대로 선 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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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해와 시운, 적환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정면을 주시하고 있었다. 넓은 뜰 앞의 트여있는 통로. 놈들이 건물 위로 섣불리 올라가서 기척을 들키게 만들지 않는다면, 이 상황에서 올 곳은 그 곳 하나뿐이다. 거의 삼방향이 건물이 둘러싸여 공격자의 측면에서 사각이 없는 이 곳은 어떻게 보면 방어에 부적합할 것 같기도 했지만, 싸울아비들의 실력과 공력으로 진을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장소였다. 보통은 등갑진을 생각할 것이나, 지금 싸울아비들이 형성하고 있는 진은 아주 독특한 형태의 것이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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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릇 등갑진부터 시작해서 몇 가지 구축진들은 중국의 일반적인 군 병법을 따른다. 그러한 병법의 진들은 내공과 무공이 일천한 자들을 위해서 오로지 전체적인 숫자로만 움직일 수 있게 지어진 터라, 그런 자들이 취한다면 무리가 없다. 하지만 내공과 무공이 있는 자들에 한해서는 그러한 진은 오히려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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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기에 구파일방도 나름의 진들을 형성하는 법들을 연구했지만, 그것의 원형, 즉 진형의 강력함을 아예 처음부터 보존하고 연구해온 역사는 이 땅의 사람들이 훨씬 더 깊었던 것이다. 싸울아비들의 배치는 그래서 저 쪽에서 쉽사리 공격해올 수 없을 만큼 배치가 신기묘묘하고 흐름이 놀라웠다. 창해는 그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, 저 쪽이 이 쪽을 보는 눈이 어느 정도 있다면 쉽사리 공격해오지 못하리란 계산을 벌써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. 그렇지 않고 멍청하게 공격해온다면 순식간에 밥으로 만들어주면 되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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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마침내, 그들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. 그 앞에서 흑단을 날리고 있는 한 남자가 천천히 그들을 이끌고 있었다. 온통 흑색의 전투복을 입고 있는 그 무리들을. 적환의 눈동자가 크게 벌어졌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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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변방의 오랑캐들 치고는 꽤나 머릴 썼구만. 까다로운 진이야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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흑의의 남자가 팔짓을 한 번 하자 순식간에 건물 위로 일검대의 수하 10여명 정도가 올라갔다. 나머지는 싸울아비들의 정면에 남았다. 싸울아비들의 머릿수는 통틀어 50 정도, 저 쪽의 적들은 동영상과 현재의 상황으로 파악하건대 20여명 정도. 시운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깨닫고 화가 치밀었다. 저 쪽의 적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. 그리고 그것이 그 무공들의 악영향으로 그리 되었다고 생각하니 더욱 분노가 일었다. 목숨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악한 놈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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팽팽한 공기가 잠깐 흐르는 가운데 흑단의 남자, 반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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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자, 이제 그 쪽의 두목 정도 되는 분이 나와 주실까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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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반유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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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환의 부름에 반유는 움찔했다. 이맛살이 잠깐 찌푸려졌다가 다시 돌아왔다. 그 목소리가 누군지를 알기에 잠깐 껄끄러웠던 심정을 숨기고 있는 것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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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반유! 이게 무슨 짓이냐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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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적환 형. 간만이야. 하긴, 이제 형이라고 부를 것도 없게 됐군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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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떻게 된 거냐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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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보시다시피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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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환은 반유가 어깨를 으쓱하며 내뱉는 그 짧은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. 이건 놈들에게 세뇌당하거나 사파의 기술을 당한 것이 아니라, 자신의 의지로 스스로 화산을 배신한 것이었다. 적환이 이를 악물면서 반유에게 물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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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째서냐? 우리 화산의 가르침을 잊을 정도라니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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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화산의 가르침이라.....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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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유는 얼굴에 비웃음을 한껏 담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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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런 케케묵은 따위의 의식을 내 속에 담고 있기엔 구역질이 났던 차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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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도대체 왜! 우리를 거두어주신 스승님조차 버리고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! 우리가 부모님을 여의고 거지 꼴로 헤매고 있을 때 우리를 거두어주신 분에게 은혜를 이런 식으로 갚다니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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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오자 반유의 눈꼬리가 실룩거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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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건 뭐 자세히 알 것 없고. 뭐 어떻게 보면 잘된 건가. 적환 넌 내가 죽이려고 했었으니까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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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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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유의 입꼬리가 여전히 비웃음을 머금은 채 비수 같은 말을 내뱉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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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나와 똑같이 생긴 존재 따위가 살아있다는 건 기분 나쁜 일이라는 거지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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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해가 앞으로 나서 중국어로 일갈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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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어린놈 맘씨가 고약한 지고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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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흠. 우리 쪽 말도 쓸 수 있는 줄은 몰랐는데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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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 놈과는 살아온 무게가 다르니까. 거기다 너희 부모님도 한국분이셨다며? 그런 놈이 중국말을 자기 말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지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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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해가 자신의 손에 들린 빛나는 검광과 함께 대답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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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뭐, 어쨌건 말이 통한다니 다행이군. 당신들의 비록. 흑검의 소재와 당신들의 신물이 기록되어 있는 그게 내겐 필요해. 순순히 내놓는 것이 서로 좋을 것이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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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목숨은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듯 하군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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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해의 검광이 이미 준비 태세로 들어가 있었다. 그 모습을 본 반유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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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제 더 이상 자비는 없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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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 갑자기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는 신형이 있었다. 긴 봉을 들고 나타난 가녀린 체형의 신형이 긴 옷자락을 휘날리며 반유에게 달려들었다. 어느새 장살곤을 찾아 들고 얼마 되지 않는 공력을 또다시 끌어올린 사미였다. 이번엔 정말 목숨을 걸고 동귀어진이라도 할 태세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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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죽어라! 원수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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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와 동시에 창해와 적환의 옆을 빠르게 질주하는 신형도 있었다. 시운의 등에 있던 검이 뽑혀져 나왔다. 그냥 보통 한국의 전통직검처럼 보이지만 푸름 가문의 인장이 새겨지고 기묘한 무늬를 뽐내고 있는 검이었다. 그 이름은 창광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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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유의 허리춤에서 뽑혀진 암한절명쾌검이 순식간에 사미의 신형을 두 조각내려 수직으로 치솟는 동안, 사미는 그것도 모르고 그 검의 궤도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고, 그걸 순간적으로 파악한 시운이 빠르게 쇄도하여 내려찍으며 암한절명쾌검의 진행을 막았다. 빠른 경공과 갑자기 막힌 검궤도의 충격에 놀란 반유가 세 마장 정도 뒤로 피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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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바람에 사미의 장살곤은 허공을 휘저었고, 강한 광풍이 공기를 휘저으며 미칠 듯한 진동이 일었다. 안그래도 공력을 무리하게 끌어올린 터라 힘이 조절이 되지 않는 사미의 비틀거리는 신형을 시운이 받아들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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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사미..........이러지 마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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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운의 고개가 돌아간 상태에서 사미를 불렀다. 사미 또한 원망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. 사미의 맘 속에서 응어리져있던 말들이 튀어나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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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제.......이제 나는 살아갈 의미가 없어요! 아미파는 절멸했어요! 저 혼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? 저 혼자서 장살곤을 가지고 뭘 어떻게 하겠냐구요! 저 놈을 영상에서 봤을 때 전 결심했어요. 저 놈과 함께 동귀어진하여 돌아가신 아미파 일족들의 원수를 갚겠노라고. 시운 대협! 그러니 제발 절 놔주세요!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두라구요!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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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그렇게 내버려두면 난 어떨 것 같아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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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운의 말에 사미가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시운을 바라보았다. 시운의 눈에 푸르고 싸늘한 광채가 치솟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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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이 눈이 왜 이렇게 변하는지 알아? 내가 정말 화가 나면 그런대. 그 분노가 구파일방의 무공과는 달리 힘이 되어준대. 그런데 난 지금 정말 화가 나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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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운은 사미를 내려놓고 어깨를 끌어안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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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사미를 이렇게 만든 저 개-자식들에게도, 저 사람들을 저렇게 만든 그 위의 개-자식들에게도. 그러니까, 나도 사미한테 부탁할게. 내가 죽고 나거든 사미 맘대로 해. 우리 할아버지가 뭐라고 해도 말야. 그 때까지는 난 사미가 맘대로 죽는 꼴을 볼 수 없어! 그렇게 되면 정말로 난......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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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다음에 계속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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